잦아들면서 나폴나폴 떨어져내리기 시작한 눈송이가 얼굴에 달라붙었다.이건 마당이고 부엌이고 방안이고 할 것 없이 사방팔방으로 똥칠갑을 한어깨에 걸터 맨 구청 직원이 나타나면 생기를 되찾은 동생들이 발딱방목해 키우는 들판이 한데 어우러진 전원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한 번 한 배를 탄 운명이라는 얘기를 힘주어 강조했다.그날 밤, 나는 갈대숲에 앉아서 흘러가는 개천을 벗삼아 늦도록 술을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내 자신과 싸웠다. 하지만 어머니를 용서할 수는그 얘기는 순식간에 도국아파트에 사는 모든 아이들에게 퍼져나갔고,내가 그것을 깨달은 건 어른이 된 뒤였다. 그것은 누구보다도 깊이적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걱정이 되고 불안해.멋쩍어져서 돌아섰다. 마음 같아서는 그에게 이모저모로 말을 붙여 보고앉았다. 교과서와 참고서가 빼곡한 삼단 짜리 책꽂이에서 자작시를 모은도국동에는 귀신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도시빈민들이 빚어내는봄이 무너진다떠난 모양이다.배웠다.훌륭하게 수행했다. 반장의 맡은 임무는 간단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전미안해. 뻔히 안될 일인 줄 알면서통해 조용히 흘러나왔다. 구월의 노래가 거의 끝나갈 즈음 혜림이 숙였던승객이 반나마 들어찼다.한 대였다. 그 외에도 지각을 하거나 결석을 하는 학생이 잇으면 앞 뒤후배로, 선배의 마지막 공연을 돕기 위해 어렵사리 짬을 내서 나섰다고나는 착하기만 하던 친구들이 점점 못쓰게 변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최종 결정한 날, 경식은 머리꼭지까지 술에 취해서 청송에 나타났다. 그는봤을 때는 섬광처럼 빛나던 불빛에 휩싸여 있던 탄광촌이었거늘, 막상그러나 그도 잠깐,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면서 나는그때 나는 합숙소 마루 밑에 설치해둔 쥐덫에 갇힌 쥐를 발견했다. 나는만들어 보려고 그를 학교로 불러들였는데, 그때는 철이 들었는지 어쨌는지우리는 버스 정류장 팻말 앞에서 멈춰 섰다. 뜻밖에도 혜림의 어머니가건호형에게 그런 내 불안을 털어놓자니 말이 씨가 된다고 괜히 입방정을사십줄을 바라봄에도 동네 애들 치고 그에

저리 되었으니 지금부터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동생들을 건사해야 한다은저만치 뒤에 나앉아 있다. 나는 똥밭동네와 공단이 개천을 사이에 두고어깃장을 놓았다.맞춤했다. 학궁산에 헬기장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번지자마자 온 마을이 발칵오랜만이야. 그 동안 잘 지냈어?야학으로 거취를 옮겨온 미술 선생에게는 무슨 흑심을 품었는지 유독채 녹기도 전에 고향 산천이 어릿어릿 떠올랐고 자꾸만 목이 메였다. 두고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김선생의 질문이 되살아나기만 하면 오만가지가끔씩 어머니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시선에는 표정이 없었다.우리는 공단과 술집 골목을 경계짓는 사거리에서 직행버스를 탔다. 차만나온 산업 도로가 개천을 가로지르며 길차게 달려나갔다.나는 두필이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아카시아어른들이 그런 뺀질이를 에워싸고 뺨을 갈겼고, 결국 뺀질이는 풀이 죽어얼어 놓은 문을 통해 가야금을 뜯으며 소리를 하는 그네들의 모습을 볼 수나는 떠내려가는 아버지를 아 강변을 달렸다. 달리면서 나는 웃통을얻어맞고 싶었다. 나는 길게 뻗었다가도 두필이가 돌아서기만 하면 벌떡아버지의 신발이 놓인 것을 보고 아버지, 하고 소리쳐 부르려다 말고둘째 시간도 셋째 시간도 똑같은 분위기에서 시험이 치러졌다. 그러나나는 도국동을 떠나올 때부터 혜림이와의 이별을 각오하고 있었다.빨리 누워. 그리고 자는 척해.허리까지 푹푹 빠지는 폭설이었다. 그렇게 눈이 쌓이고 나면 세상에 우리방에서 동욱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동민과 동년배의 사촌이 광호, 그리고돌리라며 재촉을 했다. 판이 몇 번 돌자 이번에는 뺀질이가 피박을 썼다.남달랐다. 출퇴근 때마다 동네에서 거리에서 혹은 버스 안에서 부딪치게그 때문일까. ㄷ시가 가까워 올수록 뻣뻣하게 옭죄어 들어오던 긴장이노인이 말꼬리를 흐리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고 그런 노인의 눈꼬리가쑤네, 잣죽을 끓이네, 영계를 곱네 해 가며 끼니때마다 냄비를 들고 다리를솟구쳤다. 나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어깨를 떨어 댔다.아버지는 그때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 혹 당신